황금가지가 운영하는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 7주년 특별 기획!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수상 작가 김아직을 필두로
SF부터 판타지, 호러, 스릴러를 넘나드는 주목할 만한 신예 작가들의 장르 단편집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britg.kr)’ 출범 7주년을 맞이해 개성 있는 장르 작가 11인이 참여한 단편집 『연차 촉진 펀치』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황금가지에서 운영하는 소설 창작 사이트 브릿G에서 2023년 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1년 동안 매달 진행된 소일장 참여작 111편 중 월별로 1편씩의 작품을 선별해 엮은 것으로, 다양한 장르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총 열두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었다. 같은 소재 백일장이라는 뜻의 소일장은 브릿G 자유게시판을 통해 작가들의 자발적인 기획으로 꾸준히 진행되어 온 글쓰기 이벤트로, 2017년부터 현재까지 총 60회를 거듭하며 어느덧 브릿G가 향유하는 고유의 창작 문화로 자리 잡았다.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을 수상한 김아직 작가를 비롯해 개성 있는 신예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본 도서는 브릿G 7주년을 기념해 각 온라인서점에서 전자책으로 전격 공개된다.
“자, 너희들도 휴가를 가라고! 연차 촉진 펀치!”
휴가를 쓰지 못하는 부조리를 퇴치하는 직장인 최후의 병기부터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 콘텐츠의 진위 문제를 다룬 SF까지,
오늘날 최전선의 화두를 던지는 열두 편의 각양각색 이야기들
중세 서양 문학의 백미로 손꼽히는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를 장르적으로 재해석한 이색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코스믹호러부터 미묘하게 기형적인 가족관계와 불안에 잠식된 현대인의 초상이 담긴 지극히 한국적인 심리극, 소설과 영화 각본의 형식을 마구 넘나드는 좌충우돌 액션 코미디 난장극, 근미래 부천을 배경으로 전직 쓰레기 처리장 보안 담당자의 휴가 사용에 얽힌 ‘웃픈’ 에피소드가 펼쳐지는 SF까지,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벌어지는 이야기로 구성된 작품들은 소재와 장르에 대한 제약 없이 다채로운 상상력의 극한을 펼쳐 보이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수록작들은 저마다 고유한 주제 의식과 장르적 개성이 돋보이지만, 비슷한 연결점을 보이는 지점도 눈에 띈다. 「촉수 엄금」과 「초서는 모르는 캔터베리 이야기」는 이세계적 공포의 원형을 창조한 작가 H. P. 러브크래프트의 향취가 물씬 드러나는 단편으로, 각각 현대와 중세라는 판이한 시대를 배경으로 변주되는 공통적인 소재의 활용이 눈길을 끈다. 또한 「이베리코 돼지의 맛」, 「기묘한 터미널」, 「슬픔이 끊어 먹은 창자가 굽이굽이」는 ‘K장녀’로 대변되는 뒤틀린 가족관계 속 차별과 억압, 생존을 위한 직장 내 경쟁과 고용 불안 등 현대인의 분투와 초상을 고루 담아내는데, 끝내 그 감정을 발산하고 행동을 통해 스스로 유의미한 성장이나 변화를 이룩한다는 점에서도 모종의 공통점이 엿보인다. 한 일본 마을의 풍습을 전하는 「와전」과 아침나라 이야기꾼 호랑이의 모험을 다룬 「울지 않는 이야기」는 각각 미스터리하고 구슬픈 분위기를 완성하는 동양풍 설화로서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기술이 발달한 동시에 공공자원이 희소해지고 자본주의의 폐해가 극대화된 미래상이 엿보이는 SF 작품들도 있다. 「연차 촉진 펀치」의 주인공은 치솟는 도시의 거주비는 물론이고 호흡기 필터 값을 감당하느라 숨을 쉬는 것에도 돈이 드는 형편이다. 인류 문명이 황폐화된 미래가 배경인 「양철 나무꾼이 꿈꾸는 주마등 속에서」는 기계가 감정을 느낄 수 있는가에 대한 고전적인 주제를 다루며, 「화상 감별사」는 고도로 자본화된 기술력이 인체의 기능을 대체해 버린 미래상을 통해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진위 식별 문제를 다투는 현시대 최전선의 화두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