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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시간의 매혹
註釋

분명 나이 든 텍스트, 오래된 시는 읽는 이에게 낯선 인상과 거리감을 주게 마련이다. 하지만 생소한 과거의 시, 처음 접하는 지난날의 목소리들은 어떤 설명하기 힘든 감흥과 예상하지 못했던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거리감, 가까이하기 힘든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간격이 ‘시간’에 대한 어떤 성찰과 경험의 장이 되기도 하며, 나 자신에게로 더 잘 돌아오기 위한 것인 동시에 나 자신으로부터 더 멀어지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비단 마르셀 프루스트의 대하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먼 과거의 시와 노래 안에서 자신이 공감하는 부분을 찾고, 지금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고,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 특별한 순간이 ‘아득한 과거의 시’를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소개된 프랑스 중세 및 르네상스 시인들의 매혹적인 노래가 미처 이야기되지 못했던 수많은 다른 시인들과 그들의 작품에 눈길을 돌릴 수 있는 계기의 순간이 되기를 진정 바라 마지않는다.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