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이 다르니 서로에게 발정할 일도 없고, 너는 온순하고 착하니 함께 지내도 될 것 같아. 어떠니?”
소년은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소화도 퍽 잘된 일인 것 같았다. 우선 살쾡이들은 사냥에 능했다. 수영도 잘한다는 소리를 들은 적 있었다.
‘이제 고기도 먹고, 물고기도 실컷 먹을 수 있겠구나.’
소화는 어미에게 제대로 배우질 못했기에 사냥에 서툴렀다. 대체 고기를 먹은 게 언제쯤인지 가물가물했다. 그런 제게 날렵한 살쾡이 친구 한 명쯤 있으면 퍽 든든할 것 같았다.
“아무래도 좋아요. 주인님과 함께라면….”
“그 호칭부터 바꿔야겠어. 주인님이 뭐니? 소화라고 불러.”
“소화.”
“그래, 훨씬 듣기 좋아. 나는 그럼 너를… 으음.”
제 근본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는데 이름이라고 알 리가.
“너를 뭐라고 불러야 하지?”
“도휘.”
아무것도 모른다던 소년은 똑똑히 제 이름을 말했다.
“도휘라고 불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