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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수필선집
김형석
出版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7-08-10
主題
Literary Collections / Essays
ISBN
9791128839436
URL
http://books.google.com.hk/books?id=MzE1DwAAQBAJ&hl=&source=gbs_api
EBook
SAMPLE
註釋
‘한국수필선집’은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공동 기획했습니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한국 근현대 수필을 대표하는 주요 수필가 50명을 엄선하고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를 엮은이와 해설자로 추천했습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습니다.
김형석의 수필은 수사적인 기교도 삶에 대한 포즈도 없다. 어떤 특별하거나 특이한 삶이 글쓰기의 대상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리의 삶 속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제목들이 글쓰기의 대상으로 자리하고 있다.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게 되는 일들이 그의 글쓰기의 대상이며, 가정과 학교를 중심으로 한 여러 관계 내에서 일어나는 것들에 대한 모색과 성찰이 주를 이룬다. 우리의 삶이 가정과 직장을 중심으로 해서 전개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여기에 대한 모색과 성찰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가정이나 직장이라는 관계 내에서 하는 경험은 다른 어떤 것보다 관조와 통찰의 정도가 직접적이고 내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수필에서 글쓰기 대상이 가정이나 직장 내에서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경우가 많다. 특히 그의 경우처럼 인생에서의 행복에 대해 모색하고 성찰하는 것을 글쓰기의 모토로 내세운 이에게는 가정이나 직장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현실의 장이 될 수밖에 없다.
인생 행복론을 펼치는 이에게 그것을 생활의 장에서 발견하고 모색하는 일은 자신의 글에 신뢰감을 주는 행위와 다름없다. 인생의 행복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실현되고 있는 세계가 바로 가정과 직장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행복이 관념이나 추상의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일상의 실질적인 영역에 있다는 것은 그의 수필의 성격을 규정짓는 바이기도 하다. 인생의 행복이 어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숨 쉬고 잠자고 먹고 몸을 맞대고 살아가는 세계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그 무엇이라는 인식은 평범하고 소박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오랜 시간과 깊이 있는 통찰을 통해 얻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인생의 불행이 아니라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글 쓰는 자신이 인생 속에서 행복을 진지하게 탐색하고 여기에서 그것의 의미를 발견해 내야 한다. 글쓰기 주체로서 그의 고민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그 자신의 어떤 통찰이나 발견이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을 이야기한다면 그것에 공감하거나 진정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김형석의 수필은 공감할 수 있는 여지와 진정성의 깊이를 제공한다. 그가 즐겨 다루고 있는 글쓰기의 대상인 가정과 직장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어떤 소수의 혹은 선택받은 자의 특별함 같은 것이 없다. 그가 풀어 놓고 있는 이야기는 여느 가정이나 직장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평범한 사건들이다. 노모와 아내와 자식들로 구성된 가정과 대학 교수로서의 삶이 있는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어떤 것들이다. 이렇게 그의 삶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만 놓고 보면 특별할 것이 없다. 그가 살아 내고 있는 인생이란 누구에게나 하나의 숙명처럼 놓여 있는 길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길을 행복하게 잘 가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바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 모두의 바람대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누구의 길은 행복으로 가득한 반면 다른 누구의 길은 불행으로 넘쳐 날 수 있다. 이것은 인생의 행복과 불행이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인생이 행복하냐 아니면 불행하냐 하는 문제는 그것을 살아 내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달라지고 또 그것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인생론 혹은 행복론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