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기후 위기 대응 교육 필독서
지구 곳곳에서 만난 위기의 동물들
지리의 관점에서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의 위기를 설명하는 책 『바다거북은 어디로 가야 할까?』가 ‘발견의 첫걸음’ 시리즈 다섯 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우리 주변은 물론 적도 근처의 열대 기후부터 극지방 근처의 냉대 기후까지, 지구 곳곳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삶을 통해 최근의 환경 변화를 들여다보는 청소년 교양서이다.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한 탓에 터전인 산호초를 잃은 바다거북, 도시 열섬 현상으로 더욱 뜨거워진 한여름 도시의 날씨 때문에 열사병에 시달리고 있는 길고양이 등 여러 동물들이 맞닥뜨린 생존의 위기는 전 지구적인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생생한 사례와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기후 위기를 이야기하며, 여러 생물들의 삶이 파괴되는 것을 막고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일이 결국 인류의 삶을 지키는 일이는 사실을 이해하게 한다.
장이 끝날 때마다 이어지는 ‘지리적 사고의 힘’ 코너에서 자연과 문화,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고, ‘기후 토론’을 제시하여 청소년들이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알찬 구성이 장점이다. 미래엔 한국지리 교과서와 세계지리 교과서의 저자이자 EBSi 사회탐구영역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최재희 작가의 신작으로, 학교 기후 위기 대응 수업에서 함께 읽고 토론하기에 맞춤한 책이다.
기후 위기는 지금 당장의 문제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우리가 나서야 한다
이따금 유례없는 폭염이 찾아와 기후 변화를 체감한다 해도 에어컨이 켜진 시원한 방 안에서 여름을 보내다 보면 금세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잊기 마련이다. 기후 위기가 생존을 위태롭게 한다는 말은 아직은 화급하지 않은 경고로 느껴지기도 한다. 지리교사인 최재희 저자는 기후대별로 기후 위기를 살펴보는 방식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살폈을 때 ‘기후 위기’가 지금 당장의 심각한 문제임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풍요로운 열대림을 자랑하던 적도 근처의 섬 마다가스카르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인해 식량 위기에 맞닥뜨렸다거나, 극지방과 가까운 시베리아 툰드라 야말반도의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오래전 사라졌던 탄저균 바이러스가 사람과 동물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 등 저자가 펼쳐 내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지구 곳곳에서 기후 위기가 다양한 모습으로 많은 사람과 동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저자는 과학적으로 기후의 변화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점을 짚으면서도 오늘날의 기후 변화는 ‘위기’로 표현해야 할 만큼 급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20세기 중반 이후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였는데 같은 기간 이산화탄소 농도가 크게 증가한 사실로 미루어 봤을 때 기후 변화에는 인간의 탓이 크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지금의 기후 위기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인간들이라고 말한다.
지리적으로 사고하며
기후 위기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기후학은 지구 표면의 대기 현상을 연구한다는 점에서 지구 표면 공간의 성격을 고민하며 인간의 삶을 공간과 연결 지어 생각하는 학문인 지리학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래서 지리적인 관점에서 기후 변화를 들여다보면 오늘날 기후 위기가 지구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공간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이것이 어떤 문제로 이어졌는지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다. 가령 산호초 군락은 풍성한 해양 생태계가 조성된 공간으로, 그 배경에는 해저 지형이 있다. 특히 대륙붕은 영양분이 켜켜이 쌓인 퇴적 지층이 발달한 데다 수심이 낮아 햇볕이 잘 도달하는 까닭에 바다거북을 포함한 많은 생물이 기대어 살아가는 공간이 되었다. 그러나 기후 위기로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산호가 사라지고 있고, 해양 생물들은 먹이를 얻지 못해 생존의 위협을 겪고 있다. 그 결과 근처 바다에서 스쿠버다이빙 같은 관광 산업이나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생계를 위협받게 되었다. 이렇듯 이 책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공간과 생물 사이의 상호작용을 차근차근 이해해 나가며 입체적으로 사고하는 법, 지리적인 관점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한다. 나아가 기후, 지형, 위도, 기온, 강수량 등 사회 교과서에서 만났던 딱딱한 개념들을 생생하게 만나게 하며 사회 과목에 흥미를 더한다.
“청소년 독자와 현장 교사가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
이미 현장의 많은 교사들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 교육에 힘써 왔다. 여기에 화답하듯 2023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환경 교육이 의무화됐다. 이 책은 기후 위기와 생물 다양성의 위기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는 한편, 기후 토론 자료를 통해 청소년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책을 고민해 볼 수 있게 한다. 학교 기후 위기 대응 수업 시간에 함께 읽고 토론하기에 맞춤한 책이다. 이 책의 ‘독서 활동 자료’를 창비 홈페이지(changbi.com) 또는 책씨앗 홈페이지(bookseed.kr)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능동적인 독서를 경험해 보기를 권한다.
▶ 추천의 말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멸종 위기 동물에서부터 풀어 나가는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이 책은 동물들이 멸종 위기에 직면한 이유를 서식지의 기후 변화에서 찾고 그러한 변화를 부추기는 원인을 지리적으로 들여다본다. 해당 지역에서 생각해 볼 환경 이슈들을 함께 안내하면서 인간이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박정애(당산중학교 사회교사, 전국지리교사모임 교사)
다양한 토론 주제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도록 이끌고, 결국 기후 위기를 어떻게 함께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남긴다. 기후 위기 문제에 공감하지만 아직은 막연하게 느껴지는 청소년 독자와 현장 교사가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
-주예지(목동중학교 국어교사)
▶ 차례
프롤로그 높아지는 온도, 빨라지는 속도
지리적 사고의 힘 사라진 문명의 경고
1. 누가 여우원숭이의 숲을 빼앗는 걸까?
지리적 사고의 힘 여우원숭이는 어쩌다 섬에 갇혔을까?
기후 토론 열대림을 보존해야 할까?
2. 고양이의 여름이 자꾸 더워지는 이유
지리적 사고의 힘 도시를 더 나은 공간으로
기후 토론 도시의 고밀도화는 기회일까, 위기일까?
3. 바다거북은 어디로 가야 할까?
지리적 사고의 힘 산호가 만든 섬의 비밀
기후 토론 산호초 군락을 보존해야 할까?
4. 가젤의 초원을 지키려면
지리적 사고의 힘 남극에도 사막이 있다
기후 토론 사막화 방지 VS 유목민의 삶
5. 순록과 판도라의 상자
지리적 사고의 힘 최후의 인류에게 남기고 싶은 것
기후 토론 극지방의 해빙은 기회일까, 위기일까?
6. 우는토끼와 동계 올림픽
지리적 사고의 힘 산맥을 경계로 달라진 문화
기후 토론 올림픽 개최는 이득이 클까?
7. 박쥐는 잘못이 없다
지리적 사고의 힘 팬데믹에 대처하는 도시의 미래
기후 토론 인류는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을까?
참고 문헌
이미지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