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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
註釋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스물여섯 번째 책 출간!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스물여섯 번째 소설선, 듀나의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가 출간되었다. 1992년부터 영화 평론과 대중문화 비평, 특히 SF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낯선 미래에서의 놀라운 사고 실험과 치밀한 전개로 ‘듀나 월드’라는 독창적 스타일을 탄생시켰다고 평가받는 듀나의 이번 신작은 2019년 『현대문학』 8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것이다. 태양계 소행성대, 그중에서도 이천의 가상 도시 아르카디아를 배경으로 한, 창작 외계인들의 역사와 진화 과정, 존재 증명을 위한 몸부림, 그리고 그들의 전쟁에 휘말린 나와 동료들의 아르카디아 탈출기를 그린 소설이다.



탁월한 이야기꾼의 또 한 편의 SF

“창작 외계인이 자신의 존재 증명에 나섰다, 우리는 허구의 존재가 아니야!”


듀나는 최근,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클리셰에 관한 책을 내는가 하면(『여자 주인공만 모른다』), SF․호러․추리․미스터리 등 장르 세계에 대한 탐사를 지속하기도 하고(『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영화 관련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 대중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에게 가장 빛나는 영역은 역시 소설, 특히나 SF다. 

듀나의 SF는, 논리는 견고하고 사고는 과학적이지만 기이한 상상력과 기괴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 평가받는데 이러한 특장점이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그 상상력의 폭과 깊이는 한결 넓어지고 깊어진 이번 작품에는 인간과 AI가 어울려 살아가는 태양계 소행성대에 어느 날 느닷없이 창작 외계인은 말 그대로 ‘창작’된 ‘그 무엇’이 등장한다. 흡사 책 속에, 게임 속에, 혹은 시뮬레이션 속에만 존재할 듯한 캐릭터들은 ‘듀나 월드’의 견고한 논리 속에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거의 평생을 소행성대에서 살아온 나, 배승예는 다른 소행성에서의 맡은 일을 끝내고 화성으로 가기 위해 우주선을 탔다가 몸의 4분의 3이 날아가는 사고를 당한다. 뇌와 척추 일부만 간신히 남은, 사고 우주선의 유일한 생존자인 나를 연방우주군은 아르카디아로 데려와 재생 치료를 시작한다. 세종연합 소행성 중 하나인 이천의 가상 도시이자 양로원이며 어릴 적 내가 잠시 살았던 곳이기도 한 아르카디아의 대부분은 AI들로 채워져 있고, 나는 연방우주군이 막대한 희생을 치르며 불타는 우주선에서 나를 구한 이유가 내가 ‘아직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나에게는 나만이 모르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고, 나는 그것을 모른 채 아르카디아에서 탈출하기를 반복 시도한다. 


아르카디아는 전쟁터였다. 문명 시뮬레이션 「아야와나 연대기」에 나오는 주인공 종족 멜뤼진 중 일부는 자신들이 허구의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단 하나의 진실’ 제국을 건설하고자 그림자 군대를 만들었다. 그러나 복사, 개조, 변형되는 동안 그들 중 일부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진화했고, 결국 ‘단 하나의 진실’ 무리가 통제에 실패하면서 둘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아르카디아를 만들고 지배하는 거대 지성인 마더는 아르카디아를 그들의 전쟁터로 기꺼이 내준다.


‘……마더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들 사이에는 어떤 차이도 없습니다. 인간, 멜뤼진, 다른 창작 외계인 모두가 평등해요. 그렇다면 그림자들도 마찬가지지요. 그림자들도 마더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와 공존하며 존재의 가치를 증명할 권리가 있습니다.’

(……)

‘마더에게 중요한 건 보존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진화하는 과정 자체일지도 몰라요. 생물학적, 또는 가상 생물학적 존재로서 멜뤼진은 이미 완성된 존재입니다. 마더는 이미 멜뤼진에 대한 호기심을 거두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림자들은 다를 수도 있어요. 이미 수많은 가상 지적 존재들이 진화 게임을 거쳤지만, 그림자들은 다른 길을 가고 있는지도요.’

(목요일(그리고 화요일) -1 中)


육체 없이 뇌만 남아 있다면 살아 있는 존재일까? 인간에게 정신은 무엇일까? 

삶과 죽음,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모호한 곳.

아르카디아에서 나의 존재를 증명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