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과학, 예술사의 프리즘으로 들여다본
질투의 문학, 질투의 예술, 그리고 현실의 질투!
“질투심을 느낄 때, 나는 네 번 괴로워한다. 우선 질투하는 것 자체가 괴롭고, 질투하는 나 자신을 책망하는 것이 괴롭고, 내 질투심이 상대에게 상처를 줄까 봐 두려워 괴롭고, 내가 그런 시시한 감정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괴롭다.” 프랑스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의 말이다.
지금까지 질투라는 감정은 수많은 예술 작품의 소재, 또는 동기가 되었다. 마음속에서 질투라는 감정의 습격을 당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오늘날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질투가 많은 시대라 하고, 질투는 모든 인간관계를 망치는 비극의 씨앗이라고 한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을 미워하고,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탐하는 마음, 질투. 때로는 끔찍한 범죄로 이어지기까지 하는 파괴적인 감정. 기독교에서는 질투를 일곱 가지 죄악 중 하나로 꼽는다.
하지만 과연 그렇기만 할까? 아름답고 기묘한 그림이 그득 실려 있는 이 책은 질투의 예술사이자 질투의 인문학이다. 서양 고전학자인 지은이는 유사 이래 인간이 그려낸 질투의 예술, 질투의 문학,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 발현된 질투의 양상을 한 장면 한 장면 열어 보인다. 질투라는 감정이 내 몸과 마음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얼마나 많은 작가와 예술가와 과학자에게 영감을 주었는지, 얼마나 깊은 성찰과 인식의 진보와 다채로운 예술을 낳았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의 바탕에는 현대 심리학과 뇌과학, 생물학과 인류학, 사회학의 연구 성과가 깔려 있다. 질투에 대한 학문적 정의는 아직도 확립되지 않았다. 질투와 부러움이 서로 다른 것인지, 과연 부러움이 질투보다 더 안전한 감정인지도 논쟁 중이다. 지독한 병적 질투는 병의 원인이 아니라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인류가 질투라는 감정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방식도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진화생물학에서 질투는 유전자의 생존을 돕는 메커니즘으로 간주된다. 질투는 때로 범죄를 낳지만, 예술적 성취를 더 많이 낳는다. 공평함을 요구하는 질투가 없다면 사회 정의도 서지 않을 것이다. 지은이는 유머가 깃든 문체로 질투라는 감정의 역사를 차근차근 풀어놓는다.